추석을 향해 사과의 생을 걸었던 추석 사과는 봄 동해, 여름의
폭염을 거쳐 예전과 또 다른 패턴으로 추석을 넘고 있다.
태풍 솔릭과 그 후의 폭우, 병,해충의 공격, 수확 전 낙과, 열과를
거치며 나무에 달렸던 개수의 반 정도만이 정품으로 시장에 나간다. 우리가 먹는 사과는 그게 그건데 들여다보니
그게 그게 아니다. 키우고, 고르고, 포장되고, 운반을 거치며, 식탁에
당도한 그것들은 살아남았고, 선택되어진 것들로 일견 대견하다. 그
축약된 과정의 반추는 재배자만 갖는 감정이지만 이 또한 쉬이 잊혀진다.
무더운 여름을 지나고 추석의 변곡점도 지나고 이제 농밀한 계절에 이르러 키우는 과정에서 거둬들이는 모드에
진입하니 지나온 모든 과정들이 전광석화같다. 후지 수확도 지나고 보면 그럴 것이다.
내년 추석은 올해보다 11일 빠른 9월 13일로 올해보다 빨리 와따리 가따리 할 것이다.
추석에서 역산되는 날짜로 숨가픈 재배와 수확 계획이 세워지게 될 것이다.
추수감사절과는 다른 유동적인 절기가 지니는 우리만의 독특한(?) 시장이 내년에는 미숙한
사과가 시장을 선점하리라 예상된다.
“사과금 잘 받았어?”
“에이, 뭐 그렇지, 금이 별로야, 익기전에, 색
나기 전에 빨리 내야 혀~~~”
역동적인 시장에서 상업적 감각으로 단련된 소수만이 와따리 가따리하는 추석 사과금의 시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